에베소서 1장 3~6절 ①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이미 주셨는가

문장의 동사를 따라가면 하나님의 일이 먼저 보입니다
에베소서 1장 1~2절에서 바울은 은혜와 평강이 하나님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온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3절에 들어서면서 그 은혜가 무엇인지 본격적으로 펼쳐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문장을 읽을 때 먼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찾으면 에베소서가 보여 주려는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습니다.
3~6절에서 눈에 띄는 것은 사람의 행동이 아니라 하나님의 행동을 나타내는 동사들입니다.
본문의 길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첫 번째 동사, 하나님이 복을 주셨습니다
3절은 하나님을 찬송하는 말로 시작합니다.
Εὐλογητὸς ὁ θεός
율로게토스 호 데오스
“찬송받으실 하나님”
그런데 곧이어 중요한 표현이 나옵니다.
ὁ εὐλογήσας ἡμᾶς
호 율로게사스 헤마스
“우리를 복 주신 분”
여기에서 εὐλογήσας(율로게사스)는 ‘복을 주다’라는 동사 εὐλογέω에서 나온 말입니다.
누가 복을 주셨습니까?
하나님입니다.
누가 받았습니까?
우리입니다.
그리고 바울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조금의 복을 주셨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모든 신령한 복”
이라고 말합니다.
그 복이 주어진 자리도 중요합니다.
ἐν Χριστῷ
엔 크리스토
“그리스도 안에서”
에베소서의 은혜는 사람이 하나님께 올라가서 얻어 내는 것으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먼저 그리스도 안에서 주셨습니다.
문장의 첫 흐름은 아주 단순합니다.
하나님 → 복을 주셨다 → 우리에게 → 그리스도 안에서
두 번째 동사, 하나님이 선택하셨습니다
4절에는 더 놀라운 동사가 나옵니다.
ἐξελέξατο ἡμᾶς
엑셀렉사토 헤마스
“우리를 선택하셨다”
ἐξελέξατο(엑셀렉사토)는 ‘선택하다’를 뜻합니다.
여기에서도 주어는 하나님입니다.
사람이 하나님을 먼저 선택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선택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의 시점을 바울은 아주 멀리 가져갑니다.
πρὸ καταβολῆς κόσμου
프로 카타볼레스 코스무
“세상의 기초가 놓이기 전에”
내가 무언가를 이루기 전입니다.
내가 잘하기도 전이고 실패하기도 전입니다.
바울은 하나님의 뜻이 사람의 현재 모습을 보고 뒤늦게 시작된 것이 아니라는 방향으로 독자의 눈을 돌립니다.
그리고 선택에는 목적이 있습니다.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선택은 단지 “너는 선택받았다”라는 신분표를 주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실 것인가까지 향합니다.
세 번째 동사, 자녀가 되도록 미리 정하셨습니다
5절에서는
προορίσας
프로오리사스
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미리 정하다’, ‘예정하다’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무엇을 위해 예정하셨는지가 중요합니다.
본문은 말합니다.
εἰς υἱοθεσίαν
에이스 휘오데시안
“자녀로 삼으시려고”
그리고 그 길은
διὰ Ἰησοῦ Χριστοῦ
디아 이에수 크리스투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입니다.
문장을 다시 이어 보면 이렇습니다.
하나님이
→ 미리 정하셨고
→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 우리를 자신의 자녀로 삼으셨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자녀 됨의 출발점입니다.
내가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여 자녀의 자리를 얻은 것이 아니라, 본문은 그 시작을 하나님의 뜻과 기쁘신 의지에 두고 있습니다.
네 번째 동사, 하나님이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6절에 이르면 다시 ‘은혜’가 등장합니다.
특히 눈여겨볼 동사는
ἐχαρίτωσεν
에카리토센
입니다.
은혜를 뜻하는 χάρις(카리스)와 연결된 동사로,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셨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은혜 역시 어디에서 주어졌습니까?
ἐν τῷ ἠγαπημένῳ
엔 토 에가페메노
“사랑하시는 이 안에서”
곧 그리스도 안에서입니다.
1~2절에서 시작했던 흐름이 다시 나타납니다.
은혜의 시작도 하나님입니다.
은혜가 주어지는 자리도 그리스도 안입니다.
사람은 은혜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를 받는 사람으로 등장합니다.
동사만 연결해 보면 문장이 선명해집니다
3~6절에서 하나님이 하신 일을 동사만 따라가 보겠습니다.
복 주셨습니다.
↓
선택하셨습니다.
↓
자녀가 되도록 예정하셨습니다.
↓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여기에 반복해서 붙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사랑하시는 이 안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복과 선택과 자녀 됨과 은혜가 모두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에베소서 1장 3~6절은 먼저 우리에게 “무엇을 하라”고 요구하기보다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무엇을 하셨는지를 바라보게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이미 주셨는가
문장을 따라 읽어 보니 네 가지가 보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복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선택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자녀로 삼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사랑하시는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문장의 방향입니다.
사람 → 하나님
이 아니라
하나님 → 그리스도 안에서 → 우리
입니다.
신앙의 출발점을 나에게 두면 내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가 계속 중요해집니다.
그러나 에베소서의 문장을 따라가면 시선이 달라집니다.
“나는 무엇을 이루어야 하는가?”
라고 묻기 전에,
“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나를 위하여 무엇을 이루셨는가?”
를 먼저 묻게 됩니다.
바울은 바로 그 자리에서 하나님을 찬송합니다.
사람이 대단해서가 아닙니다.
하나님이 먼저 복 주셨고, 선택하셨고, 자녀로 삼으셨으며, 은혜를 베푸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본문에서 가장 먼저 남겨야 할 질문은 이것입니다.
나는 하나님께 무엇인가를 얻어 내기 위해 성경을 읽고 있습니까?
아니면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무엇을 주셨는지를 발견하며 성경을 읽고 있습니까?
다음 글에서는 같은 에베소서 1장 3~6절을 다시 읽어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선택받고 자녀가 되었다는 것을 믿음으로 나의 것으로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따라가며, 이 은혜가 우리의 불안과 인정받고 싶은 마음, 그리고 오늘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