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서 1장 7~10절 ① 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무엇을 되찾으셨는가

구속·용서·비밀·통일 — 문장의 동사를 따라 읽기
에베소서 1장 3~6절에서 바울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무엇을 이미 주셨는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하나님은 복을 주셨습니다.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선택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자녀로 삼으셨습니다.
그리고 사랑하시는 이 안에서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그런데 7절에 들어서면 바울의 시선이 한 걸음 더 깊어집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은 죄와 깨어짐 속에 있던 사람을 어떻게 다시 자기에게로 이끌어 오셨는가?
문장의 동사를 따라가면 네 가지 흐름이 보입니다.
구속하셨습니다.
용서하셨습니다.
비밀을 알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로 모으십니다.
첫 번째 흐름, 그리스도 안에서 구속을 받았습니다
7절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ἐν ᾧ ἔχομεν τὴν ἀπολύτρωσιν
엔 호 에코멘 텐 아폴뤼트로신
“그 안에서 우리가 구속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ἀπολύτρωσις(아폴뤼트로시스)는 값을 치르고 자유롭게 한다는 뜻을 가진 ‘구속’입니다.
그리고 바울은 그 구속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곧바로 설명합니다.
διὰ τοῦ αἵματος αὐτοῦ
“그의 피를 통하여”
구속의 근거는 우리의 노력이나 결심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피입니다.
하나님은 죄에 묶인 사람에게 스스로 빠져나오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통하여 값을 치르시고 다시 자유의 자리로 불러내셨습니다.
문장의 방향은 분명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 그의 피를 통하여
→ 구속이 주어졌습니다.
두 번째 흐름, 죄를 용서하셨습니다
바울은 구속을 설명하면서 곧이어 말합니다.
τὴν ἄφεσιν τῶν παραπτωμάτων
텐 아페신 톤 파라프토마톤
“허물의 용서”
ἄφεσις(아페시스)는 놓아 주다, 보내 주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죄의 용서는 단지 하나님이 우리의 잘못을 모른 척하신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람을 붙잡고 있던 죄의 빚과 정죄에서 풀어 주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울은 이것 역시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겨우 부족함을 채우는 정도가 아닙니다.
바울은 하나님께서 그 은혜를 우리에게 풍성하게 넘치게 하셨다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문장은 다시 이렇게 흘러갑니다.
그리스도의 피
→ 구속
→ 허물의 용서
→ 풍성하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
사람이 자신을 깨끗하게 만든 다음 하나님께 돌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먼저 용서의 길을 여셨습니다.
세 번째 흐름, 하나님의 비밀을 알게 하셨습니다
8~9절에서는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지혜와 총명을 주시고,
τὸ μυστήριον τοῦ θελήματος αὐτοῦ
토 뮈스테리온 투 텔레마토스 아우투
곧 “그 뜻의 비밀”을 알게 하셨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비밀’은 아무도 알 수 없도록 숨겨 둔 수수께끼라는 뜻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오랫동안 품고 계셨다가 이제 드러내신 뜻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알게 하신 비밀은 무엇일까요?
10절이 그 답을 보여 줍니다.
네 번째 흐름, 모든 것을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로 모으십니다
10절의 중심에는 매우 중요한 표현이 있습니다.
ἀνακεφαλαιώσασθαι τὰ πάντα ἐν τῷ Χριστῷ
아나케팔라이오사스타이 타 판타 엔 토 크리스토
“모든 것을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로 모으려 하심”
ἀνακεφαλαιόω(아나케팔라이오오)는 흩어진 것을 한 머리 아래 모으다, 다시 하나로 통합한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그리고 바울은 그 범위를 아주 크게 말합니다.
하늘에 있는 것들과 땅에 있는 것들
입니다.
하나님의 구원의 목적은 단지 한 사람의 죄를 용서하고 천국에 보내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죄로 인해 흩어지고 깨어진 모든 것을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다시 하나로 모으시는 것을 향합니다.
구속도,
용서도,
하나님의 뜻을 알게 하신 것도
마지막에는 이곳을 향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하나 됨.
문장의 길을 한눈에 따라가 봅니다
에베소서 1장 7~10절의 흐름을 동사 중심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구속을 주셨습니다.
↓
허물을 용서하셨습니다.
↓
은혜를 풍성히 베푸셨습니다.
↓
하나님의 뜻의 비밀을 알게 하셨습니다.
↓
모든 것을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로 모으십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단지 죄인을 용서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으십니다.
용서받은 사람을 다시 하나님의 뜻 안으로 불러들이시고, 마침내 그리스도 안에서 깨어진 모든 것을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십니다.
하나님은 무엇을 되찾으시는가
죄는 하나님과 사람 사이를 갈라놓았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갈라놓았습니다.
그리고 피조세계 전체에도 깨어짐이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에베소서는 하나님이 그 깨어짐을 그대로 두시는 분으로 묘사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의 피로 구속하시고,
허물을 용서하시며,
자신의 뜻을 보여 주시고,
마침내 모든 것을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하나로 모으십니다.
그래서 구원은 단지
“내 죄가 용서되었다”
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보다 더 큰 하나님의 일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잃어버리고 흩어진 것을 다시 자기 뜻 안으로 모으고 계십니다.
에베소서의 문장을 따라가면 우리는 신앙의 크기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됩니다.
하나님은 단지 내가 어려울 때 도와주시는 분이 아닙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깨어진 것을 다시 살리고, 흩어진 것을 다시 하나 되게 하시는 분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남는 질문은 이것입니다.
나는 구원을 단지 ‘내 죄가 용서받은 일’로만 알고 있습니까?
아니면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나와 관계와 세상을 다시 하나로 회복시키고 계신 더 큰 일을 바라보고 있습니까?
다음 글에서는 같은 에베소서 1장 7~10절을 다시 읽으며,
「용서받은 사람은 왜 과거에 계속 붙잡혀 사는가」
라는 질문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구속과 용서를 믿음으로 나의 것으로 안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하나님의 회복이 오늘 나의 관계와 삶에서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